낮 1시 10분이면 교실이 조용해집니다.
아이들이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5분.
저는 그 15분을 기다렸다가 화장실로 갔습니다.
누군가 볼까봐, 변기 뚜껑을 닫고 앉아 폰을 꺼냈습니다.
은행 앱을 열면 잔액은 항상 11만 원대였습니다.
이게 제 하루 중 가장 긴 10분이었습니다.
결제 예정 목록을 확인하고, 이번 달은 어디서 막을지 계산하고,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아이들 등을 두드렸습니다.
동료 선생님들은 몰랐을 겁니다.
저는 웃으면서 아이들한테 자장가를 불러줬으니까요.
그 시간이 1년 넘게 이어졌습니다.

어떻게 7,380만이 됐나요
처음부터 큰돈을 빌린 건 아니었습니다.
28살에 대구 수성구로 이사할 때 보증금이 모자라 전세자금 대출을 받았습니다.
2,800만 원이었는데, 당시엔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.
월급 230만 원에 대출이자 월 12만 원, 크게 무리는 아니었습니다.
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.
몇 년 사이 어머니 수술 비용, 남동생 보증을 섰다가 일부 변제, 그리고 카드론을 쓰기 시작했습니다.
한 장에서 두 장, 두 장에서 세 장으로 늘었고 어느 순간 최소납부만 겨우 내고 있었습니다.
학자금 대출 잔액 820만 원도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.
합산해보니 이랬습니다.
전세자금 대출 2,800만 / 카드론 1,840만 / 신용대출 1,920만 / 학자금 820만. 총 7,380만 원.
월수입 230만 원에서 이자만 내면 생활비가 바닥났습니다.
원금은 거의 줄지 않았고, 카드 한도는 이미 소진된 지 오래였습니다.
어린이집에서 받는 급식비 지원금까지 생활비로 쓰는 달도 있었습니다.
그게 부끄러워서 아무한테도 말을 못 했습니다.
화장실 낮잠 시간 루틴이 시작된 게 그즈음이었습니다.
상담을 결심한 계기
계기는 생각보다 평범했습니다.
같은 반 보조교사 선생님이 퇴근 후 잠깐 이야기를 하다가, “나 작년에 개인회생 했어”라고 말했습니다.
말투가 너무 담담해서 처음엔 무슨 말인지 실감이 안 났습니다.
“별거 없어. 법무사 가서 서류 내면 되더라고.”
그 한마디가 머릿속에서 사흘 동안 맴돌았습니다.
검색을 해봤습니다.
개인회생이 뭔지, 신용불량자가 되는 건지, 직장에 알려지는 건지.
찾을수록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.
그래도 혼자 판단하기엔 모르는 게 너무 많았습니다.
대구에서 개인회생 전문으로 검색해서 법무사 사무소에 전화를 했습니다.

상담에서 들은 이야기
전화 목소리부터 달랐습니다.
“보육교사 월급이 얼마 되세요?” “빚이 총 얼마예요?” 두 가지를 먼저 물었습니다.
숫자를 말하는데 목소리가 떨렸습니다.
상담사 분은 “충분히 회생 대상입니다”라고 바로 말했습니다.
그 짧은 문장이 왜 그렇게 안도가 됐는지 모릅니다.
직접 방문해서 더 자세한 얘기를 들었습니다.
제 월 가처분 소득을 계산해서 변제금이 나왔습니다.
월 12만 원 × 60개월이었습니다.
지금 이자만 내는 월 40만 원대보다 훨씬 적었습니다.
“직장에는 통보 안 됩니다. 동료한테 알려지지 않아요.”
그 말이 제일 듣고 싶었던 말이었습니다.
필요한 서류 목록을 받았습니다.
급여명세서, 통장 거래 내역, 채권자 목록, 근로계약서 등이었습니다.
어린이집 원장님께 몇 가지 서류를 받아야 했는데, “연말정산 서류 준비한다”고 말하니 아무 말 없이 주셨습니다.
생각했던 것보다 절차가 단순했습니다.
두 번 더 방문하고 법원 제출까지 마쳤습니다.
3개월 만에 인가 결정
신청 후 3개월이 지난 어느 오후, 법무사 사무소에서 문자가 왔습니다.
“인가 결정 났습니다.”
그날도 낮잠 시간이었습니다.
저는 화장실에 가지 않았습니다.
교실 한쪽에 앉아서 문자를 다시 읽었습니다.
눈물이 날 것 같아서 창문 밖을 봤습니다.
변제금은 월 12만 원입니다.
5년 동안 내면 7,380만 원 중 상당 부분이 면책됩니다.
첫 달 자동이체를 맞춰놓고 나서, 처음으로 월급날이 기다려졌습니다.
이전에는 월급이 들어오는 날이 제일 무서운 날이었습니다.
고지서와 자동이체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날이었으니까요.

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께
저처럼 월급이 낮아서 안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.
보육교사, 요양보호사, 사무 보조직처럼 월수입이 200만 원대면 오히려 변제금이 낮게 책정됩니다.
소득이 낮을수록 내야 할 돈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.
회생을 못 한다는 뜻이 아니라, 더 적게 내도 된다는 뜻입니다.
이건 상담에 가서야 알았습니다.
부끄럽거나 창피한 일이 아닙니다.
저는 아이들 낮잠 시간마다 화장실에서 숫자를 들여다봤습니다.
그게 더 이상 필요 없어진 지금, 그 시간이 얼마나 소모적이었는지 실감합니다.
빨리 상담 갔으면 1년은 더 일찍 끝낼 수 있었을 텐데 싶습니다.
혼자 버티는 것보다 한 번 물어보는 게 훨씬 낫습니다.
전화 한 통이 낮잠 시간 화장실 루틴을 끝내줬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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월 소득이 낮아도, 직장에 알리지 않아도 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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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기 상담은 무료이며 전화·방문 모두 가능합니다.